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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오해와 진실

카마스터배팀장 2013. 8. 16. 17:00

중고차 오해와 진실모터매거진2013.08.13

소비자와 중고차딜러와의 괴리감은 중고차가 신차와 달리 차마다 상태와 가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여기에 금융비용, 임대료, 주차비 등 수많은 변수가 작용해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샀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따라서 소비자는 딜러가 차를 매입할 때 참고로 하는 가격 변수를 살펴보면 합리적인 가격에 차를 사고 팔 수 있다.

회사원 이진수 씨(가명, 37)는 인터넷에서 중고차 광고를 볼 때마다 화가 난다. 한 달 전 그는 인터넷 중고차사이트를 통해 중고차 딜러에게 3년 동안 타던 르노삼성 SM3를 800만 원에 팔았다. 며칠 전 우연히 해당 사이트를 찾았던 그는 자신이 타던 차가 950만 원에 나온 것을 봤다. 사기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난 그는 곧장 딜러에게 전화해 거칠게 항의했다. 해당 딜러는 광택, 수리 등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 30만 원 정도 남겼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를 설득하지 못했다. 감정이 상한 둘은 결국 서로 욕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자동차 휠

애지중지하던 차를 팔 때는 누구나 자신의 차 상태가 좋다면서 비싼 값에 팔기를 원한다. 반면 차를 사는 사람은 이것저것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본 뒤 상황에 따라 트집을 잡으면서 좀 더 싼 값에 사기를 바란다. 이들 간의 간격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다.

중고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매업체나 딜러와 상대한다면 소비자들은 ‘차를 사거나 자신의 차를 팔고 난 뒤에도 가격에서 손해를 보지 않았나’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반대로 업체나 딜러는 적정 이윤을 남겼을 뿐인데 소비자들이 사기꾼 취급하고, 때로는 소비자들이 자신들을 속인다며 반박한다.

이 같은 괴리감은 중고차가 신차와 달리 차마다 상태와 가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여기에 금융비용, 임대료, 주차비 등 수많은 변수가 작용해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샀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이유도 한 몫 한다. 이 괴리감을 없앨 수는 없지만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딜러가 차를 매입할 때 참고로 하는 가격 변수를 알면 된다. 소비자는 가격 변수를 살펴보면 합리적인 가격에 차를 사고 팔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1매입가와 판매가

장안평중고차시장

매입가는 딜러가 차를 사들이는 가격이고 판매가는 딜러가 차를 소비자에게 파는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중고차 시세는 판매가 기준이다. 국내에서 중고차 시세는 주로 공급과 수요에 따라 바뀐다. 시세가 정확한 판매가라고 볼 수도 없다. 시장에 따라, 업체에 따라, 인기도에 따라, 차 상태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달라진다.

따라서 소비자 판매가와 딜러 매입가에 대한 정확한 규칙을 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시세표를 기준으로 차를 얼마에 팔 수 있다는 평균적인 가격을 산정해볼 수 있다. 수리할 필요가 없는 무사고차를 기준으로 소비자 판매가와 딜러 매입가의 적정 차액을 살펴보면 판매가가 200만 원일 경우 매입가는 140만~160만 원으로 차액비율은 20~30%, 판매가 400만 원은 매입가 320만~340만 원, 차액비율은 20~30%다.

판매가가 800만 원을 넘어서면 차액비율은 10%대로 내려가 판매가 800만 원은 매입가 680만~700만 원, 차액비율은 13~15%, 판매가 1,500만 원은 매입가 1,320만~1,350만 원, 차액비율 10~12%, 판매가 2,500만 원은 매입가 2,250만~2,350만 원에 차액비율은 8~10%다.

차값이 비쌀수록 판매가와 매입가의 차이는 커지지만 차액비율은 줄어든다. 또 중고차가 잘 팔리지 않으면 매입가가 기준보다 낮아지는 추세다. 시장에서 잘 판매되지 않는 차종은 매입가가 기준보다 더욱 낮아진다.

2부대비용

중고차진단

판매가와 매입가만 놓고 본다면 매매업체(딜러)가 폭리를 취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차액 전부가 매매업체의 이익은 아니다. 부대비용 때문이다. 매매업체는 구입한 중고차가 잘 팔리도록 수리·도색·광택작업을 실시한다. 매매업체는 이 작업을 위해 평균 20만 원 정도를 쓴다.

차를 직접 매입할 때 내야 하는 이전등록 비용도 최소 10만 원 정도 든다. 이밖에 전시장 사용료, 금융이자, 계약서대금 등 갖가지 부대비용이 생긴다. 도매가에서 이 부대비용들을 뺀 나머지 금액이 매매업체의 이윤이다.

자동차유통 컨설팅업체인 피치오토앤컨설팅에 따르면 현대 쏘나타 트랜스폼 N20 럭셔리 2008년형 모델을 딜러가 900만 원에 매입했을 때 탁송비 3만 원, 유류대 2만 원, 성능 및 상태 점검기록부 발급 비용 3만 원, 정비 및 수리비 20만 원, 세차 및 광택비 10만 원, 매입비 18만 원, 입금 10만 원, 금융비용 14만 원, 광고 및 기타비용 10만 원 등 총 9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매입가격 900만 원에 부대비용 90만 원을 합쳐 원가는 990만 원이 된다. 딜러는 이 차를 1,100만 원 정도에 내놓아 일반적인 거래 관행상 할인을 적용해 1,080만 원에 판매한다. 딜러가 1,050만 원에 광고하지만 알선 딜러들이 30만 원을 더 추가해 판매하기도 한다. 딜러 마진은 60만~90만 원 수준이다. 판매기간이 길어지면 마진은 더 줄어든다. 금융비용, 주차비용 등이 더 들어가는 데 차가 팔리지 않으면 자금력이 부족한 딜러가 손절매하는 경우도 많다. 또 딜러와 딜러 간의 자동차 거래 등으로 차를 사고 팔 때 거치는 유통단계가 복잡해지면 딜러 이윤이 더 줄어들거나 최종 소비자가격이 비싸지게 된다.

중고차 시장이 투명하다고 알려진 일본의 경우 차 한 대당 매매업체가 가져가는 이윤은 소매가의 20% 정도다. 국내 딜러들의 이윤율은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5~10% 정도로 일본보다 낮은 수준이다.

3사고 및 수리

중고차진단

중고차 대부분은 크고 작은 사고를 겪었다. 흠집 하나 없는 무사고차는 거의 볼 수 없다. 사고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 중 큰 사고를 당해 차의 상당 부분이 파손돼 부품이 많이 교체된 경우,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 모두 이를 안다면 가격에 대한 불만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문제는 간단한 접촉사고 등으로 판금이나 도장 및 교체가 이뤄진 차를 사고 팔 때다. 이때 판매자와 구입자 간 마찰이 가장 많이 생긴다. 판매자는 판금이나 도장된 사실을 작게 여기는 반면 구입자는 크게 생각해서다. 판금 등으로 발생한 가격 감가 역시 차종, 상태, 지역, 수급상황 등 수많은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참고사항으로 여기는 대략적인 기준은 있다.

우선 범퍼의 경우 경차와 소형차는 도색이 이뤄졌더라도 가격 감가는 크지 않다. 가벼운 접촉사고나 흠집 등으로 발생한 단순 범퍼 교환은 사고로 여기지 않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출고된 지 5년 된 차 기준으로 10만~20만 원 정도 가격이 하락한다. 앞 펜더의 경우 판당 차값의 1~3% 정도가 감가된다. 차값이 500만 원이라면 5만~15만 원 정도 가격을 덜 받게 된다. 뒤 펜더를 수리하거나 교체했을 때는 판당 차값의 7~15% 정도 감가된다. 연식이 짧을수록 가격 감가가 커진다.

또 경차나 소형차보다 중형차나 대형차가 더 많이 가격이 깎인다. 출고된 지 5년 된 차 기준으로 판당 10만 원 정도 차값에서 빼기도 한다. 보닛도 5~15% 정도 가격이 떨어진다. 도어는 한 곳당 5~12% 정도 감가된다. 교환되거나 수리가 필요한 도어가 2곳이면 1.5배, 4곳이면 2배 정도 가격 감가가 이뤄진다.

4주행거리

중고차상태점검

주행거리는 신차 보증기간이 남은 차를 제외하고는 부품 교환주기를 알려주는 요소로, 수많은 평가사항 중 하나에 불과하다. 20만~30만km가 넘은 고령차들도 소모품만 갈아주면 운행에 문제가 없는 게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주행거리를 차 구입의 중요한 기준으로 여길 정도로 민감한 만큼 가격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1년에 2만km를 기준으로 주행거리가 길고 짧은 지를 정한다. 연평균 2만km 안팎이면 주행거리가 가격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 연평균 1만km라면 가격을 좀 더 받을 수는 있지만 이는 주로 인기차종에 해당한다. 반대로 연평균 3만km 정도로 주행거리가 많다면 5% 정도 감가된다. 비인기차종은 가격이 더 많이 떨어진다.

가격에 좀 더 영향을 주는 주행거리는 10만km다. 5년 된 차의 주행거리가 10만km를 넘었다면 소비자들이 눈길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10만km 미만이라면 소비자들이 좀 더 선호하기도 한다. 따라서 9만5,000km 주행했을 때 파는 게 10만5,000km 운행한 뒤 파는 것보다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다. 1만 원짜리 상품을 9,900원에 내놨을 때 소비자들이 실제 차이인 100원보다 더 많이 싸다고 여기는 것과 비슷하다.

5옵션 장착

중고차를 팔려는 사람들은 자신의 차에 각종 옵션이 붙어 있는데도 가격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자주 내비친다. 옵션을 달 때는 비싼 돈을 들였는데 차를 팔 때는 헐값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동변속기 등 몇 가지 옵션에만 가격이 제대로 책정됐고 AV시스템 등은 가격을 못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각종 옵션 장착이 일반화되고 중고차 판매에 영향을 끼치면서 가격 책정 대상인 옵션이 늘어났고, 가격도 좀 더 올라가는 추세다.

가치를 인정받는 옵션은 자동변속기, 매립 내비게이션, 선루프다. 수동변속기 모델은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시세보다 10% 이상 가격을 깎아도 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매립 내비게이션(순정·비순정 모두 포함)과 선루프는 중고차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아 예전보다 가격을 좀 더 쳐준다. 지역, 시장, 계절, 차 상태 등에 따라 가격이 많이 달라지긴 하지만 차 연식에 따른 평균값을 매겨 보면 2년 미만은 60~100%, 3~4년은 50~70%, 5년 이상은 30~50% 정도를 인정받는다. 인기차종이라면 평균보다 더 가치를 인정받는다.

6색상 및 튜닝

내부 썬루프

색상도 가격에 영향을 준다. 어울리지 않는 색상으로 칠해진 자동차를 딜러들은 문제가 있는 차라는 뜻으로 ‘하자’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하자 중고차는 갈대색, 빨간색, 핑크색 등으로 칠해진 준대형·대형차다. 해당차는 찾는 소비자가 많지 않아 5% 이상 싼값에 팔 수밖에 없다. 겨울 등 비수기에는 장기 재고가 될 가능성이 높아 가격이 더 많이 감가된다.

소형차와 준중형차에서는 검정색이 하자 색상이 된다. 경차와 SUV의 경우 색상이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튜닝차도 중고차 시장에서는 하자 취급을 받는다. 신차 시장과 달리 중고차 시장에서는 무난한 차가 잘 팔리는데, 차주의 개성에 맞춰 튜닝한 차는 찾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